미쓰비시, 고층용 승강기 로프 진동 줄이는 ‘로프 제진기술’ 개발

미쓰비시, 고층용 승강기 로프 진동 줄이는 ‘로프 제진기술’ 개발

강풍·지진 발생 시 엘리베이터 정지 빈도 줄이고, 안정적인 운행 실현
영구자석 활용해 종전보다 로프 흔들림 55% 줄여…2021년 제품화 목표


미쓰비시가 강풍과 장주기 지진동 발생 시 일어나는 고층 빌딩의 엘리베이터 로프 떨림을 억제하는 ‘로프 제진장치’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높은 건물일수록 수직 운송수단인 승강기는 이용자들에게 필수적인 시설이지만, 로프 흔들림으로 안전을 위해 엘리베이터가 운행을 정지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어 이용자들의 고충이 컸다. 미쓰비시는 이번 로프 제진장치 개발로 고층건물 승강기의 운행 안정성을 높여 이용자 편의를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층 건축물은 안전을 위해 저층 건물보다 강풍과 장주기 지진동에 큰 영향을 받는 구조로 설계된다. 따라서 건물에 흔들림이 발생하면 승강로 역시 큰 영향을 받는다. 중력에 의해 직선으로 놓여있던 엘리베이터 로프도 가로 방향으로 흔들리게 되는데, 이때 건물 흔들림 둘레주파수와 로프의 공진 주파수가 유사할수록 로프에도 큰 진동이 발생하게 된다. 엘리베이터가 운행 중이라면 로프가 승강로 내 기기나 카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승객안전을 위해 대부분의 엘리베이터는 작동을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잦은 운행정지 및 운행재개까지 승객들이 이동에 불편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고층 건물의 장주기 지진동에도 승강기 멈춤 없이 안전하게 운행하려면 로프의 진동을 억제해야 하는데, 제진댐퍼 같은 장치 설치가 쉬운 카 상부 로프 단말부는 로프의 진동 폭이 작기 때문에 흔들림을 억제하는 효과가 낮은 문제가 있었다.
미쓰비시가 개발한 로프 제진장치는 통상적인 스프링과 달리 스프링의 변위와 같은 방향으로 힘을 가하는 기계요소를 적용하는 ‘부강성’을 활용했다.  이를 통해 강풍이나 지진 발생 시의 엘리베이터의 운행 휴지빈도를 저감해 안정 운행을 실현하고 이용자의 편리성 향상을 돕고자 했다.


건물 흔들림 발생 시 로프 흔들림 대폭 줄여 엘리베이터 안정운행에 기여
로프 제진장치는 고정된 로프 단말부에 영구자석을 끼워 부강성을 갖도록 고안됐다. 부강성을 가진 로프 단말부는 기존처럼 고정된 형태가 아니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상태에 가까워진다. 로프가 흔들린 방향과 같은 방향으로 단말부를 움직여 로프 흔들림 폭을 키우기 때문에 건물이 흔들릴 때 발생하는 주파수와 로프 공진주파수가 달라지도록 만들어 움직임을 감소시키는 원리다.
종전과 비교해 로프 흔들림을 큰 폭으로 억제할 수 있으며 영구자석의 힘으로 작동하는 덕분에 전기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고 엘리베이터의 안정적인 운행을 도울 수 있다.


기존 로프보다 흔들림 약 55% 줄어
미쓰비시는 자사 이나자와 엘리베이터 시험탑(높이 173m)에서 건물 흔들림 상황을 가정해 실험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장주기 지진동을 모의한 주파수로 로프 상단부를 흔들었을 때, 제진 장치가 없는 경우 로프 흔들림이 엘리베이터 운행불가 수준으로 위험도가 측정돼 당사 안전기준을 웃도는 결과가 나왔다.
반면, 제진 장치를 적용한 로프는 장주기 지진동 주파수에서도 운행 중지 기준을 크게 밑도는 결과를 보였다. 제진 장치가 없는 경우와 비교해 약 55% 이상 흔들림이 줄어든 것으로, 고층용 엘리베이터의 운행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단초를 확인한 것이다. 
미쓰비시는 “국내외 총 8건의 특허등록이 진행 중이며, 시험 검증을 통해 오는 2021년 제품화를 목표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