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노후 승강기 교체 보조금 지원 확대될까

by 삼성엘텍 posted Jun 1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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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노후 승강기 교체 보조금 지원 확대될까

큰 공사비 요구되는 교체공사…장기수선충당금 부족한 단지에 지원
사유재산 승강기에 세금으로 보조금 지원“형평성 어긋난다”는 지적도


일부 지자체에서 실시하던 공동주택 승강기 교체비용 지원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주택업계에 따르면 승강기안전관리법(이하 승안법) 전면 개정으로 노후 승강기 교체를 서두르는 공동주택이 늘고 있다. 하지만 턱없이 부족한 장기수선충당금 때문에 아파트 입주민 부담이 커지고 있어 지자체들이 관련 예산 마련에 나서고 있다. 지자체 지원이 전국적으로 활성화 될 경우, 건설경기 악화로 급속히 줄어든 신규설치 현장 감소분을 대체하고 있는 노후 승강기 교체시장도 더욱 빠르게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승안법에선 설치검사 후 15년이 지나면 노후승강기로 분류한다. 현재 승강기 정밀안전검사에서 규정한 안전기준에 부합할 경우 최대 24년까지 승강기를 사용할 수 있지만, 현장 대부분은 안전문제로 설치검사를 받은 20년 전후로 전면교체에 들어간다. 안전검사기준 강화로 과거에 설치된 기종은 현재 기준에 맞지 않아 여러 안전부품을 추가해야 하고, 정밀안전검사 주기도 짧아져 교체하는 편이 비용이나 관리효율 면에서 이득이기 때문이다.
2019년 기준 국내 설치된 승강기 중 설치검사 후 15년이 지난 승강기는 약 24만 3,453대다. 이 중 20년 이상 된 승강기 대수는 13만6,811대에 달하는데, 이 물량들은 정밀안전검사 기준에 맞추기 위해 3년 안으로 교체설치가 필요한 현장들이다. 


승강기 교체공사비 지원 지자체 속속 등장, 선정된 현장에 교체비용 일부 지원 
실제로 여러 지자체가 승안법 개정 이후 노후승강기 교체비용을 지원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주로 아파트가 밀집하고 공동주택 거주자가 많은 수도권 지자체에서 해당 사업을 실시하는 사례가 많다.
서울 노원구는 사업비 총 10억 8,000만 원을 마련해 현장 당 최대 4,500만 원을 승강기 교체에 지원하며, 고양시는 올해 공동주택 수선을 위한 지원사업을 통해 전체 사업예산 42억 7,300만 원 중 노후 승강기 교체공사 지원에 15억 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안산시와 안양시도 장기수선충당금이 부족한 곳들의 승강기 교체비용 일부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지방에서도 여러 지자체가 나섰다. 충남 계룡시는 올해 전체 예산 3억 3,000만 원 중 승강기 교체 시 공사비의 50% 범위 안에서 최대 3,000만 원까지 비용을 지원하고, 제주시도 영세 공동주택에 대해 승강기 전면 교체 시 1,680~2,940만 원까지 보조해준다.
특히 제주시의 경우 승강기 교체·보수 비용 지원 보조금 사업을 지난 2017년부터 꾸준히 이어왔다. 첫해 1개소 2,000만 원을 시작으로 2018년 4개소에 1억440만 원, 2019년엔 10개소에 1억8,934만 원을 투입했다.
서귀포시도 공사비의 50%~70%까지 지급해주며 29세대 이하는 2,000만 원 이하, 500세대 이상은 5,500만 원까지 지원하고 있다.


“사유재산 시설물에 세금 낭비”지적…형평성 논란은 여전해
공동주택에 설치돼 있더라도 승강기는 엄연히 ‘공동 사유재산’에 속한다. 심지어 승강기 교체 시엔 수천만 원에 달하는 비용이 소요된다. 인구의 70%가 공동주택에서 거주하는 국내 주거형태 특성상 승강기 교체비용 지원사업도 일부만 혜택을 볼 확률이 높다.
이런 이유로 “공적자금이 공동주택 입주자들에게 들어가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일례로 작년 경기도 성남시의회는 ‘퍼주기식 복지’ 논란을 빚은 후 노후아파트 승강기 교체·외벽 도색 지원과 관련한 조례안 처리를 보류하기도 했다. 지역구가 분당구인 대표 발의 의원들은 “1기 신도시 분당지역은 입주한 지 25년 이상 지나는 등 노후아파트의 안전문제가 심각하다”며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조례 개정을 추진했으나, 성남시가 재정 여건과 보조금 총액한도제 등을 이유로 반대했기 때문이다.
성남시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15년 이상 된 관내 아파트 미교체 승강기 대수는 약 2,600대다.  대당 교체비용이 5,000만 원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전체 사업비는 1,285억 원이 들고 50%를 지원할 경우에도 642억 원이라는 막대한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성남시는 “상당한 예산이 수반되는 승강기 교체, 외벽 도색까지 지원하는 지자체는 거의 없다”며 “승강기 교체 대상 아파트의 경우 80% 이상이 분당에 있는데 부촌인 분당의 집값 상승을 위해 시가 지원해야 하는지 의문”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법제처 “지자체 장충금 보조금 지원에 승강기 교체비 포함은 법률 취지와 부합” 유권해석 내려
반면, 해당 사안에 대해 법제처는 최근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하는 공동주택 보조금에 노후 승강기 교체 비용이 포함된다”는 해석을 내놨다.
법제처는 “공동주택관리법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그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하는 바에 따라 공동주택의 관리에 필요한 비용의 일부를 지원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국가는 공동주택의 보수·개량에 필요한 비용 일부를 주택도시기금에서 융자할 수 있고, 공동주택의 관리와 보수·개량을 각각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법제처에 따르면 노후화된 공동주택의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국가가 공동주택의 보수·개량에 필요한 비용의 일부를 주택도시기금에서 융자할 수 있는 근거가 지난 2015년 공동주택관리법 일부개정으로 신설됐다. 그 중 공동주택 ‘시설관리’에서 공동주택 공용부분에 대한 장기수선계획 안에 승강기가 포함돼 있다.
법제처는 “공동주택의 ‘관리’에 관한 주요사항을 결정하기 위해 구성한 입주자대표회의의 의결사항에 장기수선계획의 수립, 장기수선계획에 따른 공동주택 공용부분의 보수·교체 및 개량 및 장기수선충당금의 사용 등이 포함돼 있다”며 “공동주택 ‘관리’는 유지·보수·개량·교체 및 그 밖의 운영·관리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공동주택 관리에 필요한 비용에는 노후 승강기 교체 비용이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법령 규정체계 및 입법취지에 부합한다”고 해석했다.


현장 선정 기준부터 공사비 지원금액 상한 등  타당성 잘 따져야
법제처 유권해석으로 지자체가 공동주택 관리비용을 지원하는 부분에 대해 근거를 확보할 수 있게 됐으나 만만치 않은 보조금이 들어가는 만큼 형평성 논란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
각 지자체가 지원 기준과 금액 상한선 등을 설정할 때 최대한 타당한 근거를 제시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제주시는 승강기 교체공사 보조금은 영세한 공동주택 입주자들에게 지원하고 있다. 세대수가 적거나 저소득층이 많아 교체비용을 마련하기 어려운 현장들 위주로 사업을 진행했고, 주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시 관계자에 따르면 일부 영세 공동주택은 비가 오고 습한 날씨에 승강기가 멈추는 등 고장이 잦아 입주자들이 불안에 떨고 있었지만, 당장 5,000만 원에 달하는 승강기 교체비용을 마련하기 어려워 교체를 진행할 수 없는 상태였다.
제주시 관계자는 “영세 공동주택 입주자의 비용 마련 부담을 덜기 위해 시가 공사비 일부를 지원해 교체시기를 빠르게 앞당길 수 있고, 그만큼 주민 안전도 확보 가능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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