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티센크루프 그룹, 23조에 엘리베이터 사업 매각 ‘경영악화’에 수익성 가장 높은 승강기 사업부 사모펀드와 매각 합의
오티스 속한 UTC그룹도 사업구조 재편으로 경영 효율 집중키로 자금난에 빠진 독일 철강그룹 티센크루프가 엘리베이터 사업을 유럽 사모펀드에 매각했다.
독일 티센크루프그룹은 엘리베이터 사업부문을 유럽 최대 사모펀드 중 하나인 어드벤트·신벤 컨소시엄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이번 딜은 190억 달러(한화 약 23조 원) 수준으로 2008년 이후 전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로 꼽힌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어드벤트·신벤 컨소시엄은 막판 경합을 벌였던 블랙스톤 컨소시엄을 제치고 티센크루프와 계약을 체결했다.
어드벤트·신벤 컨소시엄 글로벌 주식 시장의 충격파와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티센크루프 엘리베이터 사업부문을 인수했다. 그만큼 승강기 분야가 향후 시장 확대와 수익성을 높이 평가했다는 뜻이다.
수익성이 높아 티센크루프 그룹 내에서도‘알짜’사업으로 꼽히던 엘리베이터 사업부가 매물로 나왔을 당시부터 여러 투자기관과 기업으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다.
핀란드 엘리베이터 제조사 코네가 적극적으로 인수를 타진하며 사모펀드 CVC캐피털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했으나, 유럽 내 독점금지 규정과 고용인력 승계 문제 등을 이유로협상이 이뤄지지 못했다. 일본의 Hitachi도 인수전에 관심을 보였던 만큼 승강기 업계에서도 크게 주목했던 사안이었다.
어드벤트·신벤 컨소시엄은 이번 인수작업을 통해 고용보장은 물론 엘리베이터 사업을 글로벌 수준으로 키우고 독일에서도 사업을 유지키로 합의했다. 티센크루프는 이번 엘리베이터 사업부문 매각으로 사업성이 떨어지는 다른 사업부문 구조조정을 위한 시간을 벌게 됐다.
티센크루프 그룹은 그동안 독일 제조업 부진으로 경영난에 시달려왔다. 한 때 독일 산업의 대표주자였지만, 유럽·중국의 철강 수요 감소 등으로 생존을 걱정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 엘리베이터 사업부 매각으로 확보한 현금은 부채 상환과 연금채무를 위한 용도로 쓰일 예정이다.
한편, 오티스가 속한 유나이티드테크놀로지스(UTC) 그룹도 지난 2018년부터 사업구조 재편에 들어갔다. 경영 효율을 높이려면 각 사업부문을 독립적으로 경영해야 한다는 투자자들의 압력이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UTC는 엘리베이터 제조사인 오티스와 냉난방 공조기업인 캐리어를 분할하고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한다. UTC는 분사 후 항공우주 사업에 집중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