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연·씨디에이, 철도분야 호환성 기술 플랫폼 구축 ‘시동’

by 삼성엘텍 posted May 01,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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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연·씨디에이, 철도분야 호환성 기술 플랫폼 구축 ‘시동’


한국철도기술연구원(원장 나희승, 이하 철도연) 주도로 도시철도 승강장 안전문의 제어장치와 소프트웨어를 호환하는 기술이 국내 최초 개발됐다.  그간 다품종 소량 생산·납기로 유지관리의 어려움을 겪었던 철도기관들은 이번 기술 개발로 승강장 안전문의 안전성 강화 및 유지관리 효율화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다품종 소량생산 위주 승강장 안전문 시장
지하철 스크린도어, PSD로 불리는 승강장 안전문은승객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2000년대 중반 서울 도시철도를 시작으로 전국 대부분의 도시철도 승강장에 설치됐다. 그러나 매일 수많은 시민의 안전을 지키고  있는 이면엔 철도기관의 고충이 숨어있다. 
철도분야는 시장 자체가 한정돼 있어 관련 기업 대부분이 영세한 편에 속한다. 10여 종 이상의 제품으로 이루어져 있고, 제작사마다 서로 다른 제어장치 및 소프트웨어가 설치돼제품마다 각각 다른 부품과 제어장치를 유지보수품으로 준비해야 한다. 
승강장 안전문 고장으로 인한 열차운행 지연을 막기 위해 최단 시간에 고장현장에 부품을 적시에 공급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 
특히, 승강장 안전문 시스템은 수입품이 많아 제어 프로그램과 시스템 OS 문제로 발생하는 고장은 국내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온정근 철도연 책임연구원은“승강장 안전문 제품은 양산 형태가 아닌,  발주된 물량만 단발적으로 생산하는 경우가 많아 부품 구하기가 어렵다. 수입품의 경우 외국기업들은 시스템에 대한 프로토콜을 오픈해주지 않아 문제가 발생해도 국내 대리점들이 빠르게 대응할 수 없는 문제가 있었다”며‘상호호환 가능한  제어시스템’개발 배경을 밝혔다.  

독과점 논란 없는 표준화 기술 고민에서 시작한  ‘상호호환 제어시스템’ 개발
제품을 구매하는 철도기관들은 그간‘표준화’에 대한 요구가 컸다. 실제 한 철도기관의 경우 9개 이상의 시스템을 운영하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독과점 문제와 업계의 반발, 획일화에 따른  산업발전 저해를 이유로 표준화 작업을 진행하기 어려웠다. 
이에 철도연은 승강장 안전문의 안전성·신뢰성을 확보하면서 독과점 논란 등 부작용을 최소화 하는 표준화 방안을 찾았다. 10년 전부터 제어기술 시스템 분야를 연구해왔던 온 책임연구원은 승강장 안전문 시장에 범용성과 안전성 높은‘상호호환 제어시스템’개발이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이같은 방식의 표준화로 기술 독점과 기술 발전 저해 문제도 말끔히 해결할 수 있었다.
상호호환 제어시스템의 소프트웨어 설계는 철도연, CPU보드와 모듈제작은 국내 승강장 안전문시스템 개발업체 씨디에이(대표 김재필)가 맡아 2년 간의 연구 끝에 완성했다. 씨디에이는 스크린도어 국산화 1호 업체로 해당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는 기업이다.

네트워크에서 신호 주고받는 제어 모듈…출시된 대부분 의 승강장 안전문 시스템에 적용 가능  
상호호환 제어시스템은 기존 승강장 안전문 시스템에 상호호환 제어모듈을 적용해 각 센서와 부품들이 이 모듈을 거쳐 신호를 주고받게 하는 역할이다. 쉽게 말해 110V 콘센트에 220V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어댑터’와 유사한 원리다. 철도연에서 자체 개발한 운영체제(OS)를 기반으로 네트워크 상에서 서로 호환되기 때문에 업체별 시스템이 다르더라도 대부분 제어 가능하다. 
온 책임연구원은 “제작사마다 다양한 제품과 소프트웨어 기술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모든 제품을 아우르는 호환 시스템”이라며“특히 개발된 시스템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기능분석 툴을 국산화 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기술”이라고 전했다. 

주 수요처인 철도기관 뿐 아니라 관련기업들도 긍정적 반응 이어져 
이번 상호호환 제어시스템 개발로 철도기관 등 수요처들의 선택지는 더욱 넓어지게 됐다. 제작사도 신뢰성과 안전성이 검증된 장치와 부품을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돼 생산성 향상과 원가절감을 기대할 수 있다. 
신뢰성과 안전성을 지닌 제품들이 경쟁력을 갖게 돼 승강장 안전문 시장의 품질향상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온 책임연구원은“기술적으로 문제가 있는 업체나 저품질 저가 제품들도 자연스럽게 시장에서 퇴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달 철도연 본원에서 열린 시연회에서도 기술의 우수성을 높이 평가받았다. 철도기관들은 부품제작사 도산 시 유지보수 등 원활한 공급이 가능해지는 점을 큰 장점으로 꼽았으며, 아울러 동일 기능을 하는 부품끼리는 상호 호환성이 확보돼 제작사 뿐만 아니라 수요처도 폭넓게 부품을 활용할 수 있는 기술환경이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연구개발 과제에 참여한 김재필 씨디에이 대표는 “업체입장에서는 독자기술로 시스템을 구축하고 경쟁자들을 블로킹하는 것이 우선이지만, 규모가 작은 철도시장 특성상 호환성 있는 시스템을 공유하는 것이 오히려 서로에게 플러스가 될 수 있다”며 고 밝혔다. 
김 대표는 “향후 이 시스템이 플랫폼화 되면, 시스템을 잘 만드는 곳은 시스템을 만들고 부품을 잘 만드는 곳은 부품을 만들면서 서로 협업하는 구조로 시장도 변화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고장 난 도어, 옆 도어 컨트롤러로 제어 가능한 수준까지 기술 구현
철도연은 내년 승강장 안전문 교체 시기가 도래한 도시철도운영기관과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이를 통해 기술의 신뢰성과 유지보수 향상 효과 검증에 들어간다.
철도연과 씨디에이는 제어기능 호환성을 높이고 시스템 고도화를 통해 지금보다 더 발전된 형태의 제어시스템을 선보일 계획이다. 지하철 승강장 안전문 한 쪽이 센서나 부품 이상으로 열리지 않거나 고장 난 경우, 옆 컨트롤러가 고장 난 도어를 함께 제어하는 수준까지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상호호환 제어시스템은 승강장 안전문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 적용 가능한 기술이다. 철도연은 향후 엘리베이터 및 에스컬레이터 등의 승강기 전장품류와 철도 분야의 차량, 신호, 통신, 전기분야 등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호환성 기술 플랫폼을 만들어 제공할 계획이다. 
온 책임연구원은 “호환시스템이 활성화 되면 산업 간 기술 장벽과 경계가 낮아지고 시스템 간 확장성과 유연성도 확대된다”며“종국엔 제어 소프트웨어·시스템분야에 영향을 미쳐 엔지니어링 방법론을 변화 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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