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철도 에스컬레이터 점검…324대서 안전상 문제 발견수내역 역주행 사고 계기로 에스컬레이터 특별점검
박정하 의원 “사고발생 기종 전면 교체해야”
전국 철도·지하철 역사 에스컬레이터 가운데 300여대가 부속품 마모, 비상정지 표지 훼손 등의 안전상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이 17일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국승강기안전공단과 각 철도 운영 기관이 전국 8,301대의 역사 에스컬레이터를 특별점검한 결과 324대(3.9%)에서 382건의 ‘안전 부적합’ 사항이 확인됐다.
이 가운데 160건은 부품 교체 등의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나 이달 말까지 개선 작업이 진행 중이다. 나머지 222건은 제동거리가 규정보다 길거나 구동기 오일 부족, 비상정지 표지 훼손 등 상대적으로 경미한 문제로 현장 조치가 완료됐다.
이번 전수 조사는 지난 6월 발생한 경기 성남 수인분당선 수내역의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사고를 계기로 이뤄졌다. 당시 출근길 이용객 3명이 허리와 다리 등에 중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고, 11명이 비교적 가벼운 상처를 입었다.
또한 승강기안전공단이 참여한 합동 정밀점검은 사고가 발생한 수내역 에스컬레이터와 같은 모델 31대를 비롯해 서울 등 6개 시 역사에 설치된 에스컬레이터 중 이용자 수, 노후도 등을 고려해 표본으로 선정된 40대 등 총 71대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내시경 카메라로 동력전달장치인 구동기 설치·작동 상태(부품 마모 여부 등)를 들여다보고, 주·보조 브레이크 등 주요 안전장치의 작동 상태 등을 살폈다.
점검 결과 사고 기기와 동일한 모델 31대 중 26대(83.9%)에서 에스컬레이터 내부 모터와 감속기를 연결하는 구동기 커플링(연결구) 부속품이 마모돼 교체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8,230대 에스컬레이터에 대한 철도역 관리 기관의 자체 특별점검에서는 약 300건의 안전 부적합 사항 외에도 점검 대상인 에스컬레이터 중 52대가 사고기기와 같은 모델인 점이 추가로 드러났다. 이들 에스컬레이터에 대해서는 승강기안전공단이 이달 말까지 2차 정밀 특별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박 의원은 “이번 전수조사 결과 발표로 국민 불안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렸으면 한다”라며 “수내역 사고 동일 기종에서 사고 원인과 같은 문제가 다수 발견된 만큼 즉각적인 부품교체와 함께 해당 기종 전면 교체 등의 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