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강기업계, 유지관리 솔루션 및 플랫폼화에 집중
국내·외 승강기 관련 110개 업체 참가...차기 엑스포 2024년 개최
지난달 8일부터 10일까지 3일간 고양시 킨텍스에서 ‘2023 한국국제승강기엑스포’가 개최됐다. 지난 전시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언택트 신기술 중심이었다면, 올해는 스마트 승강기 시대를 맞이하며 진화하고 있는 유지관리 솔루션과 경쟁적으로 서비스 하고 있는 기업들의 승강기 플랫폼이 눈에 띄었다. 대기업 및 중소기업 승강기 제조사, 부품업체, 유지관리업체 및 IT소프트웨어 기업 과 공공기관도 함께 참전해 있는 것이 현재 국내 승강기 플랫폼 시장 상황이다. 4차 산업기술인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이 융합된 승강기 플랫폼 서비스는 많은 데이터를 확보 할수록 더 질 좋은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기 때문에, 향후 시장 주도권을 가져가기 위한 업계의 유지관리 현장 경쟁도 더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행정안전부가 주최하고 대한승강기협회와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이 공동 주관하는 승강기엑스포는 올해 7회째를 맞이했다. 올해는 국내·외 승강기 관련 110개 업체가 참가했으며, 4차 산업혁명 신기술이 융합된 다양한 승강기 관련 신제품, 다채로운 디자인의 승강기가 전시됐다.
첫날 승강기안전공단이 주관한 승강기안전주간 기념식은 승강기 관련 영상 상영과 승강기 안전 유공자 포상, 안전기원 퍼포먼스 등으로 진행됐고, 이는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 송출됐다. 조재천 협회장은 기념식 행사에서 “이번 엑스포는 우리가 함께 그려낸 비전으로 글로벌 스탠다드를 정립하고 세계 승강기 강국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번 승강기엑스포는 코로나19 펜데믹 종식 이후 처음으로 개최돼 해외바이어를 초청, 국내 승강기산업의 위상을 국제적으로 알렸다. 국내 관람객 중에는 교체 시기가 도래된 노후 승강기를 보유한 관리주체가 다수 있어 승강기 안전부품 설치 안내 설명회와 업체들이 직접 승강기 안전부품 설치 및 노후 승강기 교체 상담을 진행했다.
협회에 따르면 지난 엑스포 대비 약 2배 많은 관람객과 상담금액을 기록했다. 3일 동안의 관람객은 6,000여명, 해외 바이어 및 노후 승강기 교체 상담 총 건수는 950건, 상담금액은 110억 원 실적이다.
일자리창출관에는 승강기산업 내 종사를 희망하는 구직자 300여명과 승강기 관련 대학교 진학을 희망하는 대입준비생 80여명이 참석했다. 참여사는 한국승강기안전공단, 오티스엘리베이터, 티케이엘리베이터, 현대엘리베이터로 기업들은 채용설명회, 입사지원서 컨설팅, 면접 노하우 등의 취업 지원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현장 면접도 진행했다.
승강기국제학술대회(PALEA) 등 행사 기간 내내 승강기를 주제로 한 14건의 컨퍼런스도 개최됐다. 이틀째 날에는 한국승강기학회 추계학술대회가 열려 이른 아침부터 많은 승강기 전문가들이 참석하기도 했다.
마지막 날인 10일 협회는 승강기 기술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유지관리 산업의 실적증명 및 기술인력 경력관리 개선방안(대한승강기협회, 한국산업관계연구원) ▲MIRI 서비스 개요 및 OTA 리액션(현대엘리베이터) ▲승강기 유지보수 고장모니터링 솔루션 MAX(티케이엘리베이터) ▲TWIN 시스템(티케이엘리베이터)을 발표하여 최신 승강기 정책과 기술을 공유했다.
한편, 짝수해 격년 단위로 진행되던 승강기엑스포가 2020년 코로나19 상황으로 2021년, 2023년 홀수해에 개최됐지만, 내년부터 짝수해로 회귀하면서 차기 엑스포는 2024년 개최될 예정이다.
연결성 강조한 대기업 3사 부스…참관객들에게 스마트 승강기 플랫폼 서비스의 장점 강조
올해 전시엔 승강기 빅3 기업들이 나란히 참여했다. 이들 기업은 각자 구축한 자사 디지털 승강기 플랫폼의 장점을 강조하고, 예지보전 중심의 유지관리 솔루션을 탑재해 사고나 고장으로 멈추지 않으면서 건물의 가치를 높이는 커넥티드 엘리베이터로 나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클라우드 기술을 통해 모니터링과 원격제어를 하고, 로봇과 연동하고, 고장을 예고한다는 점에서 업체마다 플랫폼의 기능은 매우 유사하다. 다만, 각 사별로 로데이터 사이즈나 안전규정, 작업환경이 다를 수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대표 조재천)는 지난 6월 선보인 첨단 유지관리 서비스 ‘미리(MIRI)’를 소개했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클라우드 기술이 접목된 ‘미리’는 엘리베이터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예지보전 기술을 바탕으로 고장으로 인한 다운타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아울러 인공지능 카메라와 음성인식 기술을 적용해 구급 상황이나 범죄 상황으로부터 승객의 안전을 지키는 ‘미리 뷰’, 엘리베이터 밖에서 내부 상황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미리 뷰 플러스’ 도 부스에서 선보였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신축되는 고급 아파트를 중심으로 미리뷰 서비스를 채택하는 현장이 늘고 있다”며 “카 내부 상태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택배 카트나 반려동물, 유모차 등이 탑승한 상태에서 들어오는 승객들이 부딪칠 확률을 낮출 수 있고, 밀폐된 내부에서 발생하던 범죄 등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어 고객들이 선호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오티스엘리베이터 코리아(대표 조익서)는 지난 3월 국내에 출시된 젠쓰리(Gen3) 엘리베이터 모형을 전시했다. 오티스엘리베이터의 스마트 승강기 플랫폼 ‘오티스원’이 기본 탑재되는 젠쓰리는 관람객들이 ‘디지털 커넥티드 엘리베이터’ 기능을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또 해당 목업에는 인포테인먼트를 제공하고 24시간 긴급 영상통화를 지원하는 이뷰(eView) 디스플레이를 설치해 유사시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다.
티케이엘리베이터 코리아(대표 서득현)는 ‘미래 엘리베이터를 위한 디지털 솔루션(Digital solutions for the elevator of tomorrow)’이란 주제로 전시를 준비했다. 자사 클라우드 플랫폼 MAX 솔루션을 소개하고, 승객 안전을 위한 인공지능 솔루션 ‘TK VIEW’도 처음 선보였다. 또한 지난 6월 MOU를 체결한 로보티즈와의 승강기-배송로봇 연동 시스템 등 다양한 디지털 혁신기술을 소개했다.
승강기 모니터링 및 원격관리 플랫폼 사업 뛰어드는 중소기업 더 늘어
적어도 국내 시장에서 승강기 플랫폼 사업은 대기업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IT기술을 지닌 업체들로선 법적으로 유지관리 시장이 확보되어 있고, 둔화되긴 했지만 꾸준히 설치누적 대수가 증가하는 승강기 시장은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공공발주가 많고, 중소기업을 보호하는 제한경쟁입찰 제도가 있어 중소 승강기완성업체나 유지관리업체를 위한 원격관리 솔루션 틈새시장이 분명 존재한다. 이번 엑스포에서 클라우드 기반 원격관리 솔루션을 선보인 기업들도 이러한 시장을 겨냥해 서비스를 출시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미 상당한 레퍼런스를 지닌 엠투엠테크의‘엘사(ELSA)’통합 플랫폼을 비롯해 홍림이 공급하는 헤닝사의‘웨어와처(WEAR watcher)’, 이알씨의 ‘eCMS’시스템, 제일에스컬레이터의 ‘에스컬레이터 전용 CRT(감시반)’등이 대기업 유지관리 솔루션과 견줘도 손색 없는 수준의 기능과 솔루션을 지녔다. 또한 다양한 장비, 철도와 같은 가혹한 환경에서도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범용성과 내구성을 확보하고 있다.
김진기 엠투엠테크 대표는“엘사 플랫폼은 원격관리를 뛰어넘어 다양한 IoT 기술을 승강기에 접목하는 디지털 솔루션” 이라며 “일단 승강기 제어반과 스마트 서비스를 연결하기 위해 프로토콜을 요구하지 않는다. 가령 로봇이 엘리베이터를 탑승하기 위해 카를 호출 할 때, 승강기 제어반에 직접 신호를 보내지 않고 엘사 클라우드 플랫폼 안에서 로봇과 승강기의 상호작용이 이뤄져 목적층을 등록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신규물량 감소로 승강기 교체시장 중요성 커져...노후승강기 교체상담 ‘불티’
한편, 올해 전시에서는 신규 승강기 설치 감소로 노후승강기 교체공사를 잡기 위한 중소기업들의 노력이 이어졌다. 현재 노후 엘리베이터가 집중된 공동주택 교체물량은 브랜드를 앞세운 대기업의 독무대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전시기간 내내 대기업 3사 부스는 교체상담을 위한 고객방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이에 한국승강기공업협동조합과 한국승강기관리산업협동조합, 설치공사업협의회 3단체가 연합으로 부스를 만들고, 중소기업 완성업체들의 교체상담장을 마련했다. 서현엘리베이터, 한진엘리베이터, 엘엠엘리베이터, 우주공업사 4개 업체가 화물용과 상가용 엘리베이터 위주로 상담을 진행했다.
이구이 서현엘리베이터 대표는 “요즘 중소기업 제조사들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내년 관급 물량과 비규격 제품을 중심으로 올해보다는 실적을 올려볼 계획”이라고 전했다.